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를 달린 한국은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산술적으로는 여전히 예선 탈락 가능성이 있지만, 잔여 일정 상대들의 전력을 고려하면 최종예선 진출은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를 상대로는 5-0 완승을 거뒀고, 원정에서 만난 중국은 3-0으로 이긴 바 있다. 6월 A매치에서 싱가포르를 원정에서 만나지만 전력면에서 패할 가능성은 낮다. 또 중국은 홈에서 경기해 여러모로 한국이 유리한 상황이다.
또 지난달 카타르에서 막을 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 이후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의 후임으로 '임시 선임'된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원팀 분위기를 잘 다졌다.
한국 축구는 이번 태국전을 치르기 전까지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포함된 선수단 내 카드게임 논란, 직원의 유니폼 유출 의혹 등 그라운드 밖에서 흉흉한 소식이 쏟아졌다.
축구협회의 반복되는 논란으로 실망한 팬들에게 태극전사들이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다시 한 번 희망을 안겼다.
특히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일까지 있었다.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이강인이 일부 동료들과 탁구를 치려다 이를 말린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하극상 논란이 일어났다.
이후 이강인이 손흥민과 팀 동료에게 사과했고, 지난 20일 태국과의 3차전 홈경기를 앞두고는 팬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태국과의 4차전에서 이강인과 손흥민이 합작골을 만들어내며 '하극상 논란'은 완전히 봉합됐다.
손흥민은 태국전 이후 "많은 분이 걱정해 주셨는데, 축구하다 보면 서로 승부욕이 강해서 요구하는 부분이 있고 다툼도 생긴다"며 "(이)강인이도 이번 경기로 많은 팬에게 다시 사랑받고, 훌륭한 선수이자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재능적으로 엄청나다고 수없이 얘기했다.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갈 선수다. 강인이도 5000만 국민이 자신을 보고 계신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며 "오늘 너무 잘했고, 앞으로도 잘했으면 좋겠다"며 이강인과의 더 나은 호흡을 예고했다.
무패보다 더 값진 성과가 있다. 황 감독은 아시안컵 후 각종 논란에 휩싸여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았다. 특히 손흥민과 이강인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는 대표팀 선배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황 감독은 임시 사령탑 부임 당시 "이것은 두 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코칭 스태프, 지원 스태프 등 모든 구성원의 문제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2연전에서는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선수들은 성난 팬심을 달래기 위해 하나로 뭉쳐 경기에 임했다.
한편 이번 태국 2연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 목표를 이뤄낸 대표팀 본진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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